在日本朝鮮文学芸術家同盟

채덕호시집 《어머니가 받으신 꽃다발》을 읽고/리방세

채덕호시집 《어머니가 받으신 꽃다발》을 읽고/리방세

2024년 07월 31일

한사람이라도 마음 아파하고있으면 그 아픔을 덜어내려고 하는 사람, 동무 하나가 외로이 떨어져있으면 곁에 다가가 따뜻하게 다독여주는 사람, 이런 사람이 마음의 시를 쓰게 된다. 사랑의 마음이 바로 시심(詩心)이다.

최근에 채덕호시집 《어머니가 받으신 꽃다발》이 상재되였다.

우리 말로 쓰인 시 54 편, 일본말로 쓰인 시 8편, 가사 4편 그리고 회상글 1 편으로 엮어져있다.

채덕호시집 《어머니가 받으신 꽃다발》

교원을 력임한 시인 채덕호는 현재 불고기가게를 운영하면서 문예동 오사까지부 문학부장으로서, 또한 민족학급강사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있다.

불고기장사를 하면서 시를 쓰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나는 그를 《불고기시인》이라고 부르고싶다.

월 한번 진행하는 문학부모임을 나는 손꼽아기다린다.

6〜7명의 맹원들이 모여 합평을 위주로 나누는 론의가 얼마나 즐거운가. 더군다나 모임이 끝나 함께 한잔하는 술맛은 별맛이다. 거기서 그가 호탕하게 웃으면서 하는 이야기에 나는 매혹된다.

당당하고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성미는 그의 시작품에 일관하게 반영되여있다.

려나, 성룡, 기성, 양태, 리나, 효태, 새란, 조향, 대하, 의호… 학생들이 이처럼 많이 등장하는 시집을 나는 알지 못한다.

시는 그들에게 보내는 응원가다.

시를 짓는 과정은 -사랑하는 사람을 그려보는 시간- 《글짓기시간》이다. 그래서 -아, 나는 30 여년간 / 꿈속에서 살았구나- 《꿈》과 함께 행복감에 사로잡히고 교원된 보람을 실감하는것이다.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중 많이 차지하는것은 학교생활, 학생들에 관한것이다.

생활속에 시가 있다. 단지 설명이나 해설이 아니라 산 인간을 생동하게 개성적으로 구체적으로 형상하고있다.

페지를 번지면서 나는 여러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학생들 한사람한사람의 모습이 떠오르고 그들이 누리는 생활이 얼마나 눈부시고 회망에 넘치고있는가를 가슴뜨겁게 느꼈다.

왕복 5시간의 통학길이 싫다고 대꾸했을 때 어머니가 하신 말씀 -우리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느냐고 / 우리 학교에서 무엇을 찾느냐고- 《해돋이》, 우리 가슴에 깊이 스며든다. 이러한분이 계시기에 우리 학교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오늘도 존재한다는 확신을 얻는다.

체육복차림으로 역두에 선 학생. 오가는 사람들속에서 불안과 긴장감으로 굳어진 자신에게 용기내여 소리를 낸다.

-서명 부탁하겠습니다- 《첫 소리》. 그 소리는 드놀지 않는 마음다짐이며 일본땅에서 떳떳하게 살아갈 각오이며 선언이다.

귀가 나빴던 학생을 오해하여 몇번이나 질문을 하고 욕소리를 한 선생님이 그 사연을 알고 깊이 반성한 모습을 보고 학생은 말한다.

-선생님 목소리는 들립니다- 《청력검사》, 얼마나 기특한 아이인가. 목소리가 들린다. 따뜻하고 상냥한 미래의 목소리까지도.

교내마라손대회날 -병때문에 제대로 안보이는 내 눈 / 동무들이 한걸음 달리면 난 두걸음 / 아니 세걸음 달려야 할- 리유는 무엇일가. 결구(結句)는 이렇다. -오늘만은 오늘만은 / 동무들과 함께 결승까지 / 오늘은 아버지생일이니까요- 《오늘은》. 아름다운 꽃처럼 이 이상의 선물은 없을것이다. 감동은 이렇게 전해온다.

그외 《새 출발》, 《응용문제》, 《칠석맞이》 등 좋은 시줄이 참으로 많다.

이 시집의 특징의 또 하나는 어머니에 대한 시이다.

어머니는 생명을 낳아 키워 지키는 존재다.

-동포들,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 모든것을 다 바치신 어머니 / … / 한푼두푼 모은 돈도 / 서슴없이 바치신 어머니이십니다- 《어머니가 받으신 꽃다발》. 그렇다. 우리의 어머니는 다 애국자다. 그래서 오늘의 우리가 있다.

시 《화장》은 내 가슴을 친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모하고 그리워하는 창작과정은 바로 어머니를 몸가까이 느끼는 행복의 순간일것이다.

어머니의 시를 쓸 때마다 곁에 어머니가 계신다.

《불고기시인》의 시맛을 잔뜩 보세요.

(문예동오사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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