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렁이/리유실

〈시〉우렁이

리유실

금붕어는 모른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왜 잘 쳐다보는가를

금붕어는 모른다
들이마시는 물이
왜 늘 깨끗한가를

그래서
금붕어에게는
이끼 안 끼고
맑고 투명한 세상이
당연한것이다

금붕어는 계속
모르면서 산다
쉼없이 밑바닥을 핥으면서
오만가지 오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주는 존재를

―몰라도 돼
   나는 내 할 일을 할뿐
나직이 대답하듯 청소하는
말없는 우렁이 한마리

직장의 접수 탁상우에 금붕어어항이 있는데 오래된것이라 아무리 열심히 닦아도 이끼를 깨끗이는 제거할수 없었다. 그래서 우렁이 몇마리를 어항속에 넣었더니 며칠사이에 해묵은 이끼들이 말끔히 없어져 어항이 제모습을 되찾았는데 그런 일상의 한토막에 착상을 얻어 이 시를 쓰게 되였다.

투명해진 유리너머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손님이 많아졌지만 금붕어는 좀처럼 그 리유를 모르면서 마음껏 《제 삶》을 누린다.

조꼬만 몸으로 어항속을 사방팔방 돌아다니며 금붕어의 생활을  안받침하는 우렁이. 그 어떤 대가나 보수를 바라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는 우렁이의 착하고 성실한 《삶》은 바로 《멸사복무》의 본보기일것이다. 그런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우렁이의 존재를 우리는 결코 당연한것으로 여겨서는 안될것이며 우리는 종종 어항속에 금붕어 모습만을 찾기 마련이지만 그러는 우렁이의 《존엄》과 《각오》에 조금 더 눈길을 돌려야 된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의곁에도 우렁이와 같은 동포가 꼭 계실것이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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