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부기/로규석

바다거부기

로규석

그들은 바다가 모래밭에서 태여난 순간부터
죽음을 《각오》해서 바다를 향한다
앞길을 막아서는 온갖 시련을 용케도 헤쳐
넓은 바다에 들어섰을 때
그 무엇에도 비기지 못할 우아함을 맛보고
무한한 바다속 자유를 얻는다

나는 태여나서 오늘까지
무엇을 이겨내며 살아왔던가
배움의 시절을 마치고
저 넓은 사회에 몸을 잠그게 될 때
우아함을 느낄수 있는 눈과 마음을 가졌는가
무한한 가능성을 나도 얻을수가 있을가

각오하며 뚫고나가자
내가 겪어보는 고생의 수만큼
우리의 가능성은 더 커질것이니
그러면 우리의 미래는 더욱 밝아진다
바다거부기가 쳐다보는 하늘처럼

(조선대학교 교육학부 교육학과 4학년)

이 봄에 16년간의 민족교육과정을 다 마치고 민족교육의 교단에 서게 될것인 졸업반학생이 쓴 시이다.

조선학교에 대한 당국의 차별정책이 나날이 심해지는 속에서도 필자를 포함한 우리 학생소년들은 내 조국의 배려와 동포들의 사랑이 있어 열심히 배우고 조선사람된 긍지를 키워왔다.

이제는 민족교육의 직접적인 담당자가 되는 필자의 각오와 결심이 글줄에 어려있는바 필자는 바다의 품에 안긴후에도 바다거부기에게는 위험한 순간들이 닥쳐오는법이니 자신의 《사회생활》에서도 언제나 바싹 정신을 가다듬어야 한다는것을 잘 알고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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