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수국화》 -강명숙-

 시 《수국화》
  
 강명숙
  
 밤새 비가 내린 아침
 수정같이 맑은 이슬 머금고
 파아란 하늘의 한쪼각이
 우리 집 앞뜰에 내렸네
  
 수국화야
 너는 새겨두고있는지
 너를 심고 가꾸신 우리 어머니
 피여나는 너의 꽃잎 정겨웁게 바라보며
 너에게 속삭이던 그 목소리를
  
 진데 마른데를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뿌리박고 자라는 나무
 지루한 장마철에 파란 꽃 활짝 피워
 언제나 개인 하늘 그려주는 꽃이라고
  
 땅도 설고 물도 설은 이국에 살지만
 하늘가 저 멀리 조국을 우러러
 통일의 그날까지 굴함없이 싸우라
 따뜻이 웃어주는 꽃이라고
 너를 오래도록 바라보시던 어머니
  
 수국화야
 이해도 변함없이
 너는 그리도 탐스럽게 피여났건만
 어머니의 그 손은
 어머니의 그 목소리는 …
  
 통일의 그날을 그려
 고향땅에 돌아갈 날 고대하며
 꿋꿋이 싸우다 가신 어머니
 그 뜨거운 뜻 담아선가
 올해는 더더욱 곱게 피여난 수국화야
  
 너처름 나도 꽃피련다
 어머니가 이 딸의 가슴에 심어주신
 조국의 푸르른 하늘빛
 잊지 않고 고이 간직하며…
  
 1977년 5월
  
 재일녀류3인시집 《봄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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