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봄맞이/리지룡

단상 봄맞이

리지룡

학생들은 언제 어디서나 나를 《선생님》이라고 불러준다.

수업시간에는 물론이고 소조시간에도 휴일날에 우연히 편의점에서 만났을 때에도 그리고 학생들이 만족스러워하는 수업을 못해줬을 때에도…

응당한것 같지만 응당하지 않는 이 호칭에 대하여 나는 자주 생각해본다.

《선생님》이라는 말은 《일정한 지식을 가지고 사람들을 가르쳐줄만 한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다.

늘 우리 학생들과 가까이에서 지내면서 학생들의 몸과 마음이 성장하는 속도에 따라가기가 너무도 벅차서 그야말로 필사로 하루하루를 맞고 보내는 내가 그들에게 무엇을 제대로 가르쳐주고있을가 하는 생각을 생활의 매 순간마다 해보지 않을수가 없다. 나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수 있는것일가, 오늘은 무엇을 가르칠수 있었을가, 래일에는 또 무엇을 가르쳐줘야 할가.

나는 이렇게 재삼사지하면서 봄철에는 새 학년도를 맞이하는 해와 해를 이어가고있다.

남들이 이처럼 고민과 번민에서 단 하루도 빠져나올수 없는 나를 보게 되면 혹시 일종의 동정심을 가지게 될지도 모르나 나는 이러는 과정을 확실히 값있는 행복이라고 온몸으로 느끼고있다.

이런 나를 《선생님》이라 불러주는 학생들이 있어 존재하는 내가 어찌 행복한 사람이 아닐수 있겠는가. 이곳 《알프스》에서 불어오는 된바람을 맞받으며 건장한 체력과 조선사람된 정신을 키워가는 학생들을 봄마다 다시 만날수 있는 이 기쁨을 무슨 말로 다 표현해볼수가 있을가.

교단에 서서 해마다 가슴 흐뭇한 《봄맞이》를 할수 있는 나는 《선생님》!

나는 오늘도 긴장된 마음가짐으로 지난 학년도에 맡은 학생들앞에 다시 서면서 《우리》의것을 소중히 하고 아낄줄 알아야 한다며 그들을 가르치고있다.

나에게 있어서 더 소중한 《우리》의것이란 다름아닌 이 학생들이라는것을 되새기면서.

민족교육의 교단에 서서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필자의 고민이 토로되여있으면서도 《선생님》이란 호칭을 세상에서 가장 값있는것으로 여기며 자신의 청춘과 시간과 로력을 다 바쳐가는 우리 학교 《선생님》들의 일상이 그려졌다고 할수 있는 글이다.

학생들을 동포애를 초월한 후대사랑-미래사랑의 진정으로 품어가꾸는 교직원들과 자식들을 참되게 키워가는 일이라면 이 세상에 아까울것이 없는 동포학부모들이 있어 민족교육은 만난을 헤쳐나갈수 있는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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