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녀선생》 -남시우-

 시 《녀선생》
  
 남시우
  
 녀선생은
 일본에서 났다
  
 윤기 나는 머리채
 량 어깨에 드리우고
  
 자욱한 박수를 받으며
 단 우에 올라서는 녀선생은
  
 조용 조용,지나온 한해의
 체험을 이야기한다
  
 장난꾸러기 아이를 흉내도 내여가며
 물결인듯 말소리는 흘러 내리다가도
  
 저처럼 말문이 딱 막히고
 한참을 선채로 입이 굳어짐은
  
 하고픈 말을
 몰라서 그런게 아니란다
  
 조선말 한마디
 알아듣지 못하던 어린 시절・・・
 다닥 다닥 우리 말을 익혀가던
 다박머리 소녀때 ・・・
  
 교단에서 지나온 하루 하루는
 바로 그의 지난 날이였기에
  
 교단에 서는 매일은
 또한,거울 앞에 서는 심정이였드란다
  
 ・・・그렇게 한걸음씩 걸어나온 아이들
 처음으로 ー선생님ー이라 부를 때는
  
 울렁거리는 가슴 ー대답을 잃고
 먼첨,코마루가 더워졌드란다
  
 눈빛만 총명히 반들거리며
 선채로 말이 없는 녀선생의 뜻을
 알았음인가- 교실엔 물친듯 잠잠해도
 모두,한가지로 고개 들어 기다리는데
  
 조선을 모르고 살아온
 젊은 녀선생,이윽고 말을 맺는다
  
 언제면 조국에 돌아갈려나
 간절한 마음 어루만지다가도
  
 우리 학교에서 일하는 이 마음은
 바로 고향에 가는 뜻이라고ー
  
 우리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는 이 나날은
 바로 조국의 품에 있는 따사로움이라고
  
 ー교육연구대회에서ー
  
 남시우시집
 《조국의 품안으로》(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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