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기숙사에 울려퍼지는 우리의 노래/김춘애

〈수필〉기숙사에 울려퍼지는 우리의 노래/김춘애

《조선신보》2022.12.21

19시 15분. 기숙사 학생들이 정렬 서는 시간이다.

학생들은 저마다 우리 노래를 부르면서 모여든다.

요 며칠간은 《인민공화국선포의 노래》와 《우리의 국기》, 《사랑의 불》이다. 남학생들의 우렁우렁한 목소리와 녀학생들의 맑은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어 기숙사에 울린다.

오늘도 다 모여 이제부터 호실에서, 공부방에서 각자가 자학습을 한다.

그에 앞서 학생들이 마구 달려가는 곳이 있다. 학생들이 말하기를 《우리들의 보물함》이란다. 그곳에서 그들이 서로 다투어 환성을 지른다.

《야 내가 즐기는 얼음과자가 있다.》

《오늘 피자도 있구나.》

《이건 학교뒤마당의 감이 아니냐?》

기숙생들의 행복한 순간이다.

학생들은 누가 가져왔는지는 몰라도 모두 우리 동포들이 가져와준것이라 좋아라 나누어 먹는다.

한창 성장하는 학생들이 배고프지 않을가고 찾아오는 사람마다 가져와주는 음식물은 《보물함》에 꽉 차니 기쁨의 환호성은 기숙사에 꽉 찬다.

이곳 이바라기초중고의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게 되여 새로운 광경을 많이 보았다.

점심시간 초급부 1학년생으로부터 고급부 3학년생까지의 전체 학생들이 선생님들과 함께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곱배기하는 학생, 이건 먹지 못한다고 담임선생님 얼굴 쳐다보는 학생.

어제 밤에 있었던 이야기를 신나게 하는 학생, 점심때마다 보는 광경이다.

기숙사에서 아침, 점심, 저녁을 드는 학생들은 식당자랑에 여념이 없다.

《아무거나 다 맛있어요. 나는 그중에서 비빔밥을 즐깁니다.》

학생들을 위해 매끼마다 정성들여 음식을 장만하시는 식당어머니 자랑도 한다.

그들이 수학려행에 갔다온 선물을 넘기면서 《어머니 언제나 고맙습니다.》하는 인사에 식당어머니의 눈에도 나의 눈에도 이슬이 맺힌다.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우리 노래를 배우고 부른다.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서로 돕고 이끌면서 학습을 한다.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선물해준 새 세탁기로 빨래를 한다.

물론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동무들과 껨놀이도 즐긴다.

그들은 부모곁을 떠나고있지만 서러움을 모르고 즐겁게 유쾌하게 생활을 보낸다.

밤낮 가림없이 학생들의 생활을 돌봐주면서 생일축하모임에서 웃음이 쏟아지는 학생들의 얼굴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선생님들.

푸른 잔디 깔아준 운동장의 구석에서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말없이 뽑고는 래일 다시 오겠다고 하는 졸업생들.

목욕탕에서 흥성거릴 학생들의 모습 그리며 휴일에도 찾아와 한장한장 타일을 붙여가는 동포들.

온 동네, 온 동포들이 우리 학생들을 위해 정력을 다한다.

학생들은 이 행복하고 즐거운 생활을 《우리 학생》들을 한없이 사랑하는분들이 마련해주고있다는것을 잘 알고있다.

하기에 학생들은 기숙사를 우리 기숙사, 우리 보금자리라 한다.

우리를 사랑하는 학생들의 입에서는 우리 동무, 우리 동생, 우리 동포, 우리 조직, 우리 조국이라는 말이 자꾸 튀여나온다.

나는 그들의 말마디에 언제나 탄복하기만 한다.

오늘도 나는 나도 그들에게 줄수 있는것 무엇이 없겠느냐 궁리하면서 교단에 선다.

요람터에서 부르는 행복의 노래, 사랑의 노래, 감사의 노래를 들으면서-

《온 학교, 온 동포의 힘으로 우리 기숙사를 보다 잘 꾸려 이바라기학교의 매력을 창조하자!》구호를 바라보면서…

이바라기초중고 제자들과 함께(12월 15일)

(도꾜도거주, 이바라기초중고 2학기 국어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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